기계식 키보드 레오폴드 FC750R 갈축 8년 사용기
기계식 키보드에 대해 조금이라도 찾아본 사람이라면 레오폴드라는 이름 한 번 쯤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자주 언급되는 브랜드로, 나의 책상에도 레오폴드 FC750R 키보드가 자리를 잡은지 어느덧 8년이 지났다.
패키징
아무래도 오래 전에 구매했던 제품이다보니 요즘 출고되는 제품들의 패키징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레오폴드의 키캡은 두께가 두꺼워 내구성이 뛰어나고, 중후한 키감을 내는 것으로 유명한데 박스 전면에 '1.5mm PBT'라는 문구로 이를 강조한 모습이다.
디자인
레오폴드 FC750R은 숫자 키패드가 없는 텐키리스 제품으로, 무척이나 평범한 기계식 키보드의 디자인을 취하고 있다. 평범하다는 말이 결코 나쁜 뜻이 아니다. 질리지 않는 디자인과 뛰어난 만듦새가 어우러져 오랫동안 질림 없이 사용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내가 구매해 사용해온 제품은 네이비 색상의 측각 모델이다. 8년 전 정각 인쇄 방식과 측각 인쇄 방식을 놔두고 굉장히 많은 고민을 했었는데 결과적으로 옳은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간결하고 단아한 외관의 무각 인쇄 방식과 편리한 정각 인쇄 방식의 장점을 모두 가져간 느낌이다.
스위치와 스테빌라이저
내가 레오폴드 FC750R에서 선택한 스위치의 종류는 체리 사의 체리MX 갈축이다. 갈축은 적당한 키압과 적당한 소음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스위치이다. 사무용으로 사용하든, 게이밍으로 사용하든 어떤 환경에서도 무난하게 사용할 수 있는 스위치 중 하나이다.
일반적으로 기계식 키보드의 경우 일반 키와 스테빌라이저 키(엔터, 쉬프트, 스페이스바, 백스페이스 등)의 키감에 다소 차이가 있는데 레오폴드 키보드는 자체 제작 스테빌라이저 용두를 사용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즉, 일반 키와 스테빌라이저 키의 키감 차이가 적다는 의미이다.
또한, 직접 받아본 적은 없지만 스테빌 윤활 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키캡
레오폴드가 널리 알려진 것은 이 키캡 덕분이라고 볼 수 있다. 레오폴드의 키캡은 체리 프로파일보다 약간 낮은 높이의 자체 생산 키캡이 사용되는데, 품질이 상당히 우수하여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중고나라에 검색해보면 키캡만 뽑아 사용하고 본체만 팔고있는 사람들도 종종 찾아볼 수 있을 정도이다.
하판
레오폴드 FC750R의 하판에는 미끄럼 방지용 고무패드, 높낮이 조절 장치, 딥 스위치, 포트가 자리잡고 있다. 생각해보니 높낮이 조절 장치가 굉장히 튼튼한 것 같다. 8년이나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고무패드가 떨어지거나 다리가 부러지는 등의 문제가 생기지 않았다.
하판에 위치한 딥 스위치의 모습이다. 기계식 키보드를 자주 접해본 사람이라도 딥 스위치라는 용어는 생소할 수 있다. 좌측 컨트롤 키와 캡스락 키를 바꿔준다거나, 윈도우 키를 비활성화 시켜준다거나 하는 기능들이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사용할 일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총평
레오폴드 FC750R을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뛰어난 만듦새와 깔끔하고 단정한 디자인으로 질리지 않고 오래 사용할 수 있는 기계식 키보드'라고 하고 싶다. 반짝거리는 LED와 화려한 디자인들 사이에서 충실한 기본기를 가지고 꾸준한 사랑을 받는 키보드가 얼마나 있을까?
오래된 녀석이라서 얼마나 더 사용할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고장나지 않는다면 아마 계속 애용하게 될 것 같다.